2012년 8월 28일 화요일

(스압) 이번 Mixtape 작업기를 마치며.

앞서 언급했듯이 20번째 곡의 작업기는 Track 13 작업기(Click)에 이미 적었기 때문에

따로 작성하지는 않고 미처 다하지 못한 Mixtape을 만들며 있었던 일들에 대해 말하겠다.

아무리 앨범이라 부르기 좀 애매한 위치인 Mixtape이라지만

나름의 기획, 계획과 구성이 있음은 분명하기에

작업이라는 Mixtape에 비해 거창한 단어가 이를 수식했음이 웃기지만

꼴에 작업기라는 이름까지 붙여가며 여태 글을 게재해왔다.

아무 생각없이 여태 작업해왔던 것들을 미공개 곡이나 번개곡들같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곡들을 모아서 발표하는 데모앨범같은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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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냈던 첫 Mixtape은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다.

당시 같은 crew였던 ex8er가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왔고

우리 집에서 몇 일간 지내면서 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Mixtape을 만들기 시작했다.

나 조차도 다신 듣고싶지 않은 나의 후진 랩과 음질은 물론이고

정말 아마추어식의 발상과 방식으로 만들었었다.

2008년, 혹은 그 이전의 작업물들과 2009년 초까지의 곡들을 모은 Mixtape이었다.

하지만 이왕 시작한거 질러보자는 생각에 무식하게 만들어서 무식하게 팔았다.

약 1년만에 바닥을 보이고 결국 동이났다.

ex8er는 발표 이후 얼마 뒤에 군대에 입대했지만

그에게 난 내 여러 방식이 그에게

좋지 않은 모습으로 기억되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아직도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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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대부분 음악과 상관없는 나날들을 흘려보냈다.

내 꿈인 강사가 되기 위해 강사 준비도 열심히 할 때였고

좀 더 많은 세상을 알기 위해 스스로 연구소에 찾아가 연구원이 되기도 했고

음악에 관련된 욕심보다는, 흔한 20대 청년처럼

적당히 놀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며 내 꿈을 위해 더 노력하던 시기였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천안이라는 열악한 지역에서 지내면서 알게된

호서대학교 Realize 외 다수의 호서대학교 동아리들과

충남 지역 흑인음악 동아리 연합회를 결성하며 알게 된

백석대학교 Flow, 상명대학교 C.B 등의 소중한 인연들과의 작업들,

수 많은 공연 등을 해오면서 사람들이 내 다음 행보에 대해 물을 때

내 대답은 다 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만큼 나도 틈틈이 시도했던 것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어떤 작은 소속사에 소속되어 그룹으로 데뷔를 준비하던 시절도 있었고

작업기에 몇 번 언급되었던 Royal Tribe에 소속되어 Mnet에서 방영한

슈퍼스타K 시즌3에 괜히 끌려 참가했다가 싸웠다고 욕도 많이먹고

심지어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오해를 되게 많이 받고있다.

(이 문제에 대해선 이 사이트에 게재한 적은 없지만,

짧게 요약하자면 힙합좋아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랩퍼들은 원래 자기가 직접 쓴 가사를 노래한다.

Fuuryeye도 이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고

난 기존에 발표된 다른 가수의 다른 곡에 있는 랩.

즉, 카피랩을 시킨다면 안하겠단 조건하에 함께 참가했다.

우린 다른 팀들과 공동무대를 서게 되었고 곡은 정해져있었다.

다행히 힙합곡이었기 때문에 난 그 곡에 적절한 내가 써둔 가사를 노래하길 원했다.

Fuuryeye는 사랑노래를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취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Fuuryeye는 별 이유 없이 내 의견에 반대했고

결국 서로 자기의 분량 때문에 싸운것처럼 방송되었고

결국 카피랩을 하게 되어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실력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었기 때문에 누군가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내게 꺼낼 때 사실 불편하다.

방송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난 Royal Tribe를 탈퇴하게 되었는데

이는 사람들이 나 뿐만 아니라 이와 상관없는 내 주변 사람들까지 흉을 봤기 때문이었다.)

또한 몇몇 사람들과 공동작업에 있어서는 여러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다 무산되었다.

여러 사건들이 있고나서 난 2009년 이후에 딱히 많은 사람들에게 내밀만한 것이 없었고

2009년에 냈던 Mixtape의 내가 아닌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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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89venom이라는 이름을 다시 쓸지에 대한 고민과

만약 다시 쓴다면 이 체제를 프로젝트 팀으로 바꿔서

ex8er를 대신할 다른 멤버를 찾아야겠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89venom의 이름을 짓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 프로젝트 팀의 색을 정하게 되었다.

조건은 89년생으로 랩을 하던 노래를 하던 악기를 연주하던

그 무엇을 하던 같이 함께 어떤 것들을 만들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이후 나이를 많이 먹고도 다시 이 이름으로 어떤 활동을 하면 재밌겠단 생각도 했었고.

하지만 당시 89년생들은 대부분 군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함께 할 사람들을 찾는다는 것은 결코 말처럼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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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okid는 견상남도 진주에 살고 있는 친구로,

scaryp와 나의 갈등 속에서 빚어진 친구다.

(물론 최근에 scaryp와의 갈등 중 일부는 해결했지만

난 그와 반드시 한 번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hookid의 음악도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인걸 알지만

내 주제에 누군가의 실력을 가려가며 함께 하고 싶진 않았다.

내겐 그저 친구로써의 hookid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2010년에 난 말 못할 어떠한 여러 충격들 때문에

사람들과 연락을 꺼리게 되면서 점차 사람들이 멀어져갔고

내 주변에 남아있던 몇 안 되는 사람들 중에 hookid와의 첫 작업이 싹텄다.

얼마 뒤 우린 공동작업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작업 방식에 있어서 서로 최대한 많이 이해하고 맞춰주는 편이었고

그렇게 우린 천천히 느긋하게 함께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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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발표한 Mixtape 이후로 틈틈이 만들었던 곡들을 모아

일부는 버리고 일부는 다듬어 전 보다는 나아진 점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음악 외적인 것으로는 우선 CD Case가 딱딱해졌다.

Cover까지 만들고 쓰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 이용하기 불편한 블로그도 만들었다.

아마 조만간에 이 곳을 찾아 와주는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음악이나 날 기억하고 다시 들어줄진 알 수 없지만

원래 Mixtape이라는게 별 생각없이, 부담없이, 가볍게 공개하는 형식이니까 뭐.

이번 Mixtape을 누가 얼마나 기억할 것이며

이번 Mixtape이 누구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이번 Mixtape이 누구에게 어떤 느낌과 생각을 주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본의 아니게 그 누구들 보다 나를 위한 자기만족이 된 Mixtape이다.

만약 다음에 또 89venom이라는 이름을 다시 쓴다면

과연 누구와 어떤 일을 함께 하게 되었기에

이 이름을 다시 꺼낼지 매우 기대되기도 하고 궁금하다.

아직 남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서툴고 어렵기 때문에 걱정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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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참, 보너스 트랙은 천안에서 지낼 때 함께 길거리 공연을 하며 알게 된

기타치며 노래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자신이 만든 곡에 굉장한 개성과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난 내가 좋아하던 내 곡을 어쿠스틱으로 편곡해주길 원했고

그 친구는 흔쾌히 우리 집으로 놀러 와서 날 위해

이렇게도 시도해주고 저렇게도 시도해주었다.

난 그 느낌이 너무 좋았고 결국 내 옛날 곡을 새롭게 편곡해보기로 다짐했다.

그 중에서의 대화를 일부 발췌한 것으로 나름 다음 내 결과물에 대한 Hint이자 Teaser다.

물론 지금 작업중인 내 다음 결과물에 실제로 그가 기타를 치거나 노래하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