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5일 수요일

Track 17 작업기.

다른 트랙들에 비해서 유난히 날 힘들게 한 트랙이다.

이번 Mixtape에서 7번째 트랙인 돈 갚아라 작업 이후에

뭔가 또 실생활에서 사람들이 듣고 경험해볼 수 있는 주제에 대해 노래하고 싶었다.

천안에서 지낼 때는 단대호수로 많이 알려진 천호지를 매일 두바퀴 뛰거나

세상에서 제일 못생긴 고물 자전거를 타고 안서동에서 쌍용동까지

왔다갔다 하며 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체력이 저질이었다.

그리고 조깅을 하거나 다른 운동을 할 때에 딱히 들을만한 음악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운동할 때 들을겸 이 곡이 생각날 때 마다

운동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 만들었다.

벌스가 3개이지만 뒷 부분 8마디 반복은 귀찮아서가 아닌

소재의 특수성 때문에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가사에 언급된 인물은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왜 하필 손연재냐는 질문을 꽤 많이 받았다.

지금은 올림픽 시즌이라 워낙 많은 선수들이 유명하지만

그 당시 딱히 떠오르는 체조 선수가 손연재 뿐이었다.

귀엽잖냐. 그리고 가사 쓸 당시엔 내가 일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스무디킹의 모델이기도 하다.

가이드 녹음을 할 때 까지만 해도 내가 가사를 쓸 때 생각했던 랩이

머리에서 입까지 그대로 나왔지만 본 녹음 때 그 느낌이 나오지 않아서

꽤 많이 고민하고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하단 생각에 속상했던 기억이 난다.

일부러 후렴을 랩으로 된 파트와 노래로 된 파트로 만들었으나

가사에는 랩으로 된 후렴 파트를 verse로 분류했다.

후렴에 노래해 주신 ILLIGINAL은 천안에서 생활할 당시 알게 된

내가 늘 탐내고 가까이 두고 싶어하는 인근 대학 동아리의 형이다.

그루브한 노래나 파워풀한 노래를 정말 시원시원하게 소화하시기 때문에

늘 한 곡 같이 해보고 싶었는데 이 곡이 기회가 되었다.

케이블 채널인 Mnet에서 방영한 The Voice Korea에 참가해

생방송 무대까지 진출했으나 실력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 한게 정말이지 너무 아쉽다.

믹싱은 전 roommate인 ML이 했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서

믹싱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겸 공연용으로 편집하려고

녹음한 목소리 파일들을 달라고 했으나 ML이 분실하고

그의 나 몰라라식의 태도 때문에 아직도 굉장히 화가 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 때 까지 내가 그에게 참아온 모든 무책임함과 음악적 불만이

다신 그를 믿게하지 않았기 때문에 두 번 다시 그와 뭔가를 하진 않는다.

이젠 공연용으로 수정도 불가능한 비운의 트랙이다.

by pram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