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7일 월요일

Track 07 작업기.

처음에 이 비트를 들으면서 어떤 곡을 쓸지 고민했었다.

대게 힙합곡들이 그러하듯 주제가 다양하면서도 큰 주제는 흔하기 때문에

어떻게 가사를 써내려갈지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도 진지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재밌게 해 볼 방법을 생각하다가 모니터 옆에 붙여둔 포스트잇이 눈에 띄었다.

△△ - 8만원, XX - 20만원 이런식으로...

거기다가 친한 누나와 메신저로 이야기를 주고 받던 중에

그 누나가 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받아야할지 난처해 하고 있었다.

난 문득 "아! 얘네를 위한 곡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비트를 들으며 흥얼대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자꾸 사투리가 나왔다.

그 당시 J-Tong의 폭풍 사투리 랩으로 한바탕 난리가 났던터라 괜히 망설여지긴 했다.

아직 서울말도 익숙치 않고 좀 더 진심을 담기 위해 사투리를 결국 선택했지만

"과연 서울 친구들 중에 나에게 돈을 빌려간 친구들이 이 곡을 알아들을까?"

하는 의문도 날 망설이게 했다.

그래서 결국 가사는 서울말로 번역하여 공개했다.

작업 당시 이 비트를 만든 hookid는 내 가녹음을 듣더니

어떻게 이런 비트에 이런 주제를 할 생각을 했냐고 물었다.

사실, hookid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이 가녹음을 듣곤

유치하지 않겠냐, 너무 돈에 집착하는 것 같지 않겠냐 등등 많은 점을 우려하긴 했었다.

다른 곡들도 그러하듯 별 생각 없이 재미로 만든 곡인데

예상 외로, 사람들이 이 정도로 좋아해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

by pramky.